아버지를 생각하면 흙냄새가 먼저 코끝을 간질인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인공지능이라는 두레박으로 길어 올리며, 이것이 과연 맞는가 하고 나는 수없이 자문자답한다.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기에, 가능한 한 비슷한 이미지들을 모아 기억을 다시 세워 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결과가 지나치게 엉뚱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런 어긋남이 나를 미소 짓게 하고, 사실의 정확성보다 마음의 진실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 주는 순간도 있었다.
평생을 자기 땅 한 평 없이 농부로 사신 아버지를 기리며, 이 책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