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두 개의 세계를 선물 받은 당신과 당신의 아이에게"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부모님!
지금 이 책을 펼쳐 든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떤 감정들이 머물고 있나요? 아이를 향한 무한한 사랑과 설렘 뒤편으로, 혹시 ‘다문화’라는 이름표가 아이의 앞길에 작은 그림자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과 미안함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낯선 땅에서 가정을 일구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부딪치는 일상 속에서 아이를 키워낸다는 것은 세상 그 어떤 일보다 숭고하고도 고단한 작업입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학교에서 "너네 엄마(아빠)는 왜 달라?"라는 질문을 받고 돌아온 날, 부모인 당신의 가슴은 아마 아이보다 더 깊게 무너져 내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을 통해 당신에게 꼭 전하고 싶은 진실이 있습니다.
당신의 아이는 결코 ‘부족한 존재’나 ‘보호받아야 할 소수’가 아닙니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두 개의 언어를 품을 수 있는 귀를 가졌고, 두 세계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넓은 심장을 가졌습니다.
남들은 평생을 노력해도 얻기 힘든 ‘글로벌 감수성’과 ‘유연한 사고’라는 선물을 태생적으로 부여받은 ‘준비된 글로벌 리더’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아이를 한국 사회에 잘 적응시키는 법을 가르쳐주는 매뉴얼이 아닙니다. 아이가 자신의 뿌리를 당당히 긍정하고, 그 뿌리에서 뻗어 나온 줄기가 세상이라는 넓은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돕는 ‘정체성의 지도’입니다.
교류분석(TA)의 지혜를 빌려 말씀드리자면, 아이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세상의 시선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에게 건네는 ‘긍정의 스트로크(인정 자극)’입니다.
부모가 먼저 "우리는 다르지만, 그래서 더 특별하고 괜찮아(I'm OK, You're OK)"라고 믿어줄 때, 아이는 비로소 세상을 향해 당당히 고개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쯤, 당신은 더 이상 미안해하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에게 ‘두 개의 세상을 선물한 자부심 넘치는 부모’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눈동자에 담긴 저 먼 나라의 별빛과, 아이의 입술에서 피어날 한국어의 향기를 모두 사랑해 주십시오. 당신의 그 깊은 사랑이 아이의 가장 단단한 정체성이 될 것입니다.
용기 내어 이 길을 걷고 계신 당신과, 그 곁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키워가는 아이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2026년 2월
달콤한 오디 아동작가 이상복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