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정리하는 시간, 가로수 사이로 뻗은 길을 따라 생각이 흐른다. 매주 수요일이면 길 위의 문화를 찾아 떠난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주변에서 얻어지는 다양한 경험 속에서 진주알 같은 보석을 발견한다.
고향 마을을 가로지르는 열차와 해변과 먼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행복이라던 아버지. 넓은 마당을 하루에도 몇 번씩 쓸며 기쁨을 찾으시던 어머니. 부모님의 이러한 모습 속에서 나 역시 삶을 배우고 체험한다.
타국에서 지내는 둘째 딸을 만났을 때는 마치 하늘에서 별을 따온 듯한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다시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아쉬움과 이별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농장에서 잠시 쉬는 시간, 오가피나무 가지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 뱁새 가족을 보며 마음이 흐뭇해지는 순간도 있다. 참새가 고추밭을 오가며 해충을 잡는 모습에서 자연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부지런한 꿀벌들의 쉼 없는 노력은 황금보다 값진 시간을 일깨운다. 눈 덮인 산길에서 때로는 미끄러져 넘어진 발자국에도 내 삶이 녹아있다. 볕이 좋은 날 꽃을 찾아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즐거움도 만끽한다.
가끔 삶이 버겁다고 느낄 때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야생화를 떠올린다. 주어진 자리에서 묵묵히 견디며 언젠가 스스로 피어날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현관을 나서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소중한 일상이고 기록이며, 원고지 위에 차곡차곡 쌓인다. 이를 글로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삶의 교훈을 얻는다.
내 삶과 교감하는 모든 것들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피어나리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