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러시아어 원제: Отцы и дети, '아버지들과 아들들')은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 이반 투르게네프가 1861년에 완성하고 1862년 러시아 잡지 《루스키 베스트니크》(러시아 보도)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신구세대 간의 불가피한 대립이라는 영원한 주제를 다룬 소설로, 투르게네프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소설이 세상에 나온 1862년은 러시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농노가 해방된 1861년 직후에 완성된 이 작품은 당시 러시아 사회의 대변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농노해방을 눈앞에 둔 러시아 사회가 크게 동요하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알렉산드르 2세의 농노해방령은 수백 년간 지속되어 온 봉건적 신분 질서를 해체시켰고, 이러한 사회적 격변 속에서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의 사상적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투르게네프는 '러시아 인텔리겐치아의 연대기 작가'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당대 러시아 지식인 사회의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해낸 작가였다. 그의 6대 장편소설인 『루딘』(1856)부터 『귀족의 보금자리』(1859), 『전날밤』(1860), 『아버지와 아들』(1862), 『연기』(1867), 『처녀지』(1877)까지는 1830년대부터 1870년대까지 러시아인들의 삶과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사실주의 작품들이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1859년 5월, 농노해방 직전의 러시아다.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 아르카디 키르사노프는 친구 예브게니 바자로프를 데리고 아버지 니콜라이와 백부 파벨이 살고 있는 마리이노 농장으로 돌아온다.
친구 아르카디의 저택에 잠시 머무르게 된 바자로프는 귀족주의에 젖어 아무 생산 활동도 하지 않은 채 탁상공론만 일삼는 아르카디의 큰아버지 파벨과 정치, 사상, 문화, 예술 등 모든 방면에서 대립한다. 바자로프는 스스로를 '니힐리스트'라 칭하며 세상의 모든 가치와 권위를 부정하고, 심지어 인간의 사랑까지 쓸모없는 로맨티시즘으로 치부해버린다.
두 청년은 무도회에서 아름다운 미망인 오딘초바 부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영지 니콜스코예에 초대받아 머무르는 동안 아르카디는 차츰 바자로프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시작하고, 오딘초바의 동생 카챠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바자로프는 사랑에 빠지는 것이 자신의 니힐리스트적 신념과 어긋난다는 것을 깨닫고 괴로워한다. 결국 오딘초바의 조심스러운 호감 표현에 용기를 얻어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는 바자로프의 감정과 미학에 대한 평가절하적 태도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그와의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며 거절한다.
사랑에 실패한 바자로프는 아르카디와 함께 자신의 부모님 댁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다시 마리이노로 돌아와 파벨과 사소한 일로 결투를 벌이게 된다. 결투에서 파벨이 부상을 입고,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세대는 묘한 화해의 분위기를 맞이한다.
소설의 결말에서 바자로프는 고향으로 돌아가 아버지를 도와 환자를 진료하다가 티푸스 시체를 부검하던 중 감염되어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다. 끊임없이 모든 것을 거부하고 부정하던 그였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에 휩싸여 자신의 마음 하나 제어하지 못했고, 의사인 그가 전염병에 감염되어 힘없이 사그라든다. 아르카디는 카챠와 결혼하여 농장 경영에 성공하고, 니콜라이도 페니치카와 결혼하여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