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위한 건물은 정밀하게 설계하면서도, 정작 내 마음의 집은 어디서부터 균열이 시작되었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0.002%라는 희박한 확률.
불임과 트랜스젠더라는 거대한 기반암(基盤岩)은 내 의지로 들어내거나 교체할 수 없는, 이미 시공된 기초 아래의 엄연한 지층이었습니다.
한때는 원망하며 부수려 애썼던 이 단단한 지층을 이제는 내 삶을 지탱할 기반암으로 받아들입니다.
억수 같은 비가 쏟아져도 연못은 바다의 깊이를 흉내 낼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결핍을 깎아 수계(水系)를 내었더니, 황폐했던 연못은 이제 굽이굽이 흐르는 강이 되었습니다.
비록 바다처럼 거대하진 않아도, 이 강줄기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생명을 품어낼 만큼 충분히 깊고 푸릅니다.
이 기록은 폐허가 된 마음을 다시 설계하고 시공한 2년간의 현장 보고서입니다.
나는 비로소 나라는 존재에 스스로 사용 승인을 내립니다.
본 책의 수익금 전액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됩니다. 상세 내역은 브런치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