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스파이입니다』는 북한 최정예 스파이가 남한 공공기관에 신입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남한의 행정망 구조를 파악하라는 임무를 안고 내려온 주인공 '서파이'가 맞닥뜨린 것은, 자유롭고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라 위계와 관습이 지배하는 꼰대식 직장 문화였다.
북한이라는 권위주의 사회에서 성장한 인물이 남한의 권위적인 직장 문화에 더 큰 충격을 받는다는 설정은 이 소설의 아이러니를 만들어 낸다. 재롱잔치와 다름없는 신입사원 연수, 술과 건배사를 강요하는 회식, 상명하복의 관행 등 너무나 익숙한 한국 사회의 장면들은 '아리랑 공연' 등 북한의 문화를 떠올리게 하며 블랙코미디적 긴장감을 형성한다.
실제 저자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이 시대 직장인들이 마주하는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스토리 뒤에는, 개인의 존엄이 조직이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쉽게 훼손되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이 숨어 있다.
『신입사원 스파이입니다』는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 특히 꼰대식 조직 문화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바치는 통쾌한 사이다 같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