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바라보고, 무엇이 베어지는가?
우리는 언제부터 타인의 눈빛을 의식하게 되었을까.
어린 시절에는 뛰다가 넘어져도 눈치를 보지 않았고, 울다가 코를 훌쩍이며 웃어도 부끄럽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타인의 시선은 마치 공기처럼 어디에나 존재하고, 때로는 공기보다 더 무겁고, 더 차갑고, 더 예리하게 우리를 감싼다.
이‘시선’은 때때로 인정과 연대의 따뜻한 빛이 되지만, 동시에 규범을 강요하고 기준을 설정하며 마음을 상처로 물들이는‘폭력’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 폭력을 직접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혹은 자각조차 못 한 채 반복한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를 굴복시키고, 움츠리게 하고, 때로는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만드는 힘?그 힘은 언제나 무형의 채찍, 혹은 무언의 명령으로 작동한다.
이 에세이는 그 보이지 않는 칼날을 조용히 들여다본 기록이다. 시선의 폭력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내면화되며, 어떻게 우리를 다시 옭아매는지에 대한 탐색.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폭력의 틈새를 비집고‘자기 시선’을 되찾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타인의 눈을 피해 숨어들기보다, 스스로를 지켜보는 주체로 다시 서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