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에 걸린 노년의 연쇄살인범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으로 유명한 김영하의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이미 많은 독자에게 충격적인 반전과 서늘한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 그러나 막상 수업이나 독서모임에서 이 작품을 깊이 이야기해 보려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해지기 쉽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줄거리 요약을 넘어 기억과 악, 시간과 노년이라는 핵심 축을 중심으로 작품을 입체적으로 해부하고, 동시에 수업과 독서모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질문과 활동을 한 권에 묶은 실전형 가이드다. 1장과 2장에서는 줄거리와 인물, 김병수라는 화자의 특성을 차분히 정리해 독자가 작품의 기본 지형도를 먼저 잡도록 돕고, 3장과 4장에서는 뒤섞인 시간 구조와 믿을 수 없는 화자가 만들어내는 퍼즐 서사, 그리고 악보다 더 무서운 시간이라는 명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5장에서는 살인의 기술과 직업적 전문성, 국가와 사회의 폭력이라는 김영하 월드 특유의 문제의식을 연결해 보여 주고, 6장과 7장, 그리고 부록에서는 실제 수업 설계안, 독서모임 진행 레시피, 토론 질문, 글쓰기 과제, 키워드 색인, 작품 정보 카드까지 한 번에 제공해 현장에서 그대로 복사해 쓸 수 있게 구성했다. 알츠하이머, 연쇄살인, 노년과 치매, 한국 사회의 참사와 망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이 책은 학술 논문이 아니라 독자와 진행자를 위한 실용 가이드이기에 문장을 최대한 읽기 쉽게 다듬고, 각 장의 포인트를 먼저 제시한 뒤 본문을 따라가도록 설계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라 기억과 책임, 노년과 폭력의 문제를 정면에서 묻는 작품으로 다시 읽고 싶다면, 그리고 한 번의 독서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토론을 준비하고 싶다면 이 가이드는 가장 빠르고도 믿을 만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