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믿었던 수많은 순간들 뒤에는 누군가 미리 깔아 둔 기본값과 화면 설계가 숨어 있다. 온라인 쇼핑몰 결제 페이지의 자동 구독 체크 박스, 회사에서 별 설명 없이 따라가게 되는 기본 연금 상품, 설치 버튼만 크게 보이도록 설계된 앱 약관 화면까지, 우리는 매일 설계된 선택의 통로를 통과한다. 『리처드 세일러·캐스 선스타인 『넛지』: 부드러운 설득의 힘』은 행동경제학 고전 『넛지』를 바탕으로, 선택 설계가 우리의 건강, 재정, 정치적 판단, 디지털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차근차근 안내하는 해설형 전자책이다. 자동가입과 디폴트 옵션, 프레이밍과 사회적 규범, 다크 패턴과 슬러지, 디지털 넛지와 부스트까지, 원전의 핵심 개념을 한국 독자의 삶과 정책 환경에 맞게 다시 풀어낸다. 앞부분에서는 인간이 얼마나 쉽게 편향과 휴리스틱의 영향을 받는지 살펴보고, 중반부에서는 자유지상주의적 개입주의라는 논쟁적 이론 틀 아래에서 넛지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는다. 후반부에서는 공공정책, 비즈니스, UX, 알고리즘 추천과 같은 구체적 현장에서 넛지가 어떻게 사용되고 비판받는지, 그리고 디지털 시대 이후에 필요한 새로운 행동정책 도구를 함께 탐색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독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시민이자 선택 설계자의 시선으로 메뉴판, 앱 화면, 고지서, 정책 보도자료를 바라보게 된다. 설계된 환경을 무심코 따라가는 사람에서, 설계의 기준과 책임을 묻는 사람으로 이동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