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하디 『테스』(Tess of the d'Urbervilles)
『테스』(더버빌가의 테스)(Tess of the d'Urbervilles)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소설가 토마스 하디(Thomas Hardy, 1840-1928)가 1891년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하디의 열두 번째 소설이자 그의 문학적 역량이 정점에 달했을 때 탄생한 걸작으로, 오늘날 19세기 영국 문학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소설의 무대는 하디가 창조한 가상의 지역 '웨섹스(Wessex)'로, 영국 남서부 도싯 지방의 농촌 풍경을 바탕으로 한다. 이야기는 가난한 행상인의 딸 테스 더비필드가 자신의 가문이 고대 귀족 더버빌가의 후손임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부모의 권유로 인근에 사는 '더버빌' 가문의 부유한 청년 알렉을 찾아간 테스는 그에게 순결을 빼앗기고, 이후 낙농장에서 일하던 중 이상주의적인 청년 엔젤 클레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결혼 첫날 밤 과거를 고백한 테스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이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시 알렉에게 의지해야 하는 비극적 운명에 처한다.
하디는 이 소설에 '순결한 여인을 충실히 그리다(A Pure Woman Faithfully Presented)'라는 도발적인 부제를 붙였다. 빅토리아 시대 사회가 '타락한 여성'으로 정죄할 인물을 '순결한 여인'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당대의 위선적인 성 도덕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다. 소설은 출간 당시 여러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고, 결국 검열된 형태로 연재된 후에야 단행본으로 출간될 수 있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저속하다'고 비난했지만, 대중적으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 하디에게 평생의 재정적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테스』가 탐구하는 주제는 다층적이다. 여성에게만 가혹하게 적용되는 이중적 성 도덕, 혈통보다 재력이 중시되는 계급 제도의 모순, 산업화로 인해 붕괴해가는 농촌 공동체, 그리고 무관심한 우주 속에서 고통받는 인간 존재의 비극성이 서로 얽혀 있다. 하디는 웨섹스의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서정적으로 묘사하면서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불의를 외면하지 않는다. 테스가 겪는 비극은 그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알렉의 폭력, 엔젤의 위선, 그리고 여성에게 가혹한 사회적 기준에서 비롯된다.
13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테스』는 여전히 강렬한 울림을 준다.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사회적 비난, 빈곤이 개인의 선택지를 제한하는 방식, 이상화된 여성상이 실제 여성을 억압하는 문제 등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논쟁 중인 주제들을 이 소설은 이미 19세기에 제기하고 있었다. 어떤 비평가는 이 작품을 "궁극의 미투(#MeToo) 소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테스를 향한 하디의 깊은 애정과 연민이 소설 전반에 걸쳐 느껴지며, 그것이 이 작품에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부여한다. BBC의 '가장 사랑받는 소설' 조사에서 상위 50위 안에 선정되었으며, 수많은 영화와 TV 드라마, 무대극으로 각색되어 오늘날에도 널리 읽히고 사랑받는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