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화된 죄인(The Private Memoirs and Confessions of a Justified Sinner, 1824)
18세기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극단적 칼뱅주의 교리에 사로잡힌 청년 로버트 링검의 파멸을 그린 심리 고딕 걸작이다. "선택받은 자는 무슨 죄를 지어도 구원받는다"는 왜곡된 신앙을 지닌 로버트는 신비한 친구 길-마틴을 만난 후, 자신이 "의로운 살인"을 저지르도록 선택받았다고 믿게 된다. 그는 형 조지를 집요하게 추적하고, 결국 살인을 저지르지만, 길-마틴의 정체와 자신의 행동에 대한 기억은 점점 혼란스러워진다.
이 작품은 독특한 액자 구조로 되어 있다. 제1부는 객관적 관찰자인 편집자의 서술로 사건을 추적하고, 제2부는 로버트 자신의 고백록으로 그의 내면을 파헤친다. 같은 사건이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제시되며, 독자는 무엇이 진실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도플갱어, 악마적 유혹, 정신 분열, 종교적 광신이 뒤얽힌 이 소설은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 영감을 주었으며, 출간 당시 외면받았으나, 20세기에 재발견되어 스코틀랜드 문학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선과 악, 자유의지와 예정론, 정체성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충격적인 심리 스릴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