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림책은 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번역 역시 마찬가지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펼쳐 보자. 맥스가 환상의 세계로 들어갈수록 그림은 점점 커지고, 급기야 글은 사라지며 그림만이 펼침면 전체를 채운다. 이 책이 가로로 긴 판형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떠남'과 '돌아옴'이라는 이야기의 수평적 운동을 담기 위한 선택이다. 번역가는 문장을 옮기기 전에 이 모든 것을 읽어야 한다.
그림책에서는 글, 그림, 소리, 디자인, 문화가 함께 이야기를 만든다. 색과 선, 구도와 여백, 표지와 면지의 배치, 글자의 모양과 크기, 소리 내어 읽을 때의 리듬까지 모두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그림책 번역은 단순히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번역가는 이 복합적인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의미를 만들어내는지를 이해하고, 어린 독자를 중심에 두고 다시 말해야 한다. 그림책 번역의 특수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국내에는 이 특수성을 정면으로 다룬 책이 없었다. 번역학 개론서는 있고, 그림책의 이해를 다룬 책도 있다. 그러나 이 둘을 연결하여, 영어그림책이 한국어로 옮겨질 때 글과 그림과 소리에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책은 사실상 없었다.
『그림책 번역을 읽다』는 그 빈자리를 채우는 책이다. *Where the Wild Things Are*, *The Gruffalo* 같이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작품부터 *If You Want to See a Whale*, *Hot Dog* 등 최근 주목받는 그림책까지, 영어 원서와 한국어 번역본을 나란히 놓고 번역가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그 선택이 이야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하나하나 살펴본다.
이 책은 그림책 번역의 특수성을 글, 그림, 소리, 디자인, 문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분석한다. 번역 이론을 나열하는 대신, 실제 번역본 비교를 통해 번역가가 고려해야 할 시각적 요소와 문화적 맥락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각 장 말미에는 '생각의 여백'을 두어 스스로 적용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림책 번역에 관심 있는 예비 번역가에게는 그림책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번역된 그림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글 너머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눈을 길러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익숙한 그림책 한 권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림책의 구조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힘, 그것이 번역의 첫걸음이자 깊이 있는 읽기의 출발점이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 영어그림책 번역에 관심 있는 예비 번역가
- 그림책을 수업에 활용하는 교사와 교육자
-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부모
- 그림책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성인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