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나의 사전에는 내일, 모레, 글피, 작년, 내년 등과 같은 어휘가 등재되었다.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지금’밖에 없는데 없는 것들에도 이름을 붙일 수 있다니.
시간이 없는 세상 -
그 순간 내가 무엇을 찾고 싶어하는지 알았다. 그것은 진리였다. 내가 생각하는 ‘진리’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인데, 모든 것이 변하다니! 그럼 이 세상에는 내가 찾는 것이 없다는 뜻이겠네. 나는 그것을 (이번에도) 찾을 수 없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밀려 들면서 몹시 슬퍼졌다. 이 세상에는 희망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원래 가야 할 별에 가지 못하고 이곳에 불시착이라도 한 것만 같았다.
제행무상-
그런데.
끝판왕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의 일과 남의 일을 구분하는 것이 ‘남’을 상대할 때에는 잘 되었는데 ‘내 사람’을 상대할 때에는 그렇지 않았다. 마음에 힘이 잔뜩 들어가 나도 모르게 자꾸만 애를 쓰게 되었다. 가벼운 마음이 아니라 심각하고 진지하게 ‘문제가 아닌 그의 문제’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의 에너지 상태에 공명하게 되면 몸도 마음도 아프고 때로는 미치광이같은 상태에 빠졌다. 물에 빠진 이를 건지려다가 나도 물에 빠져 함께 허우적대는 형국이었다. 내면의 평화가 사라졌다.
끝판왕-
어릴 때부터 현실과 현실 너머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주와 삶의 ‘비밀’을 엿본 자가 있다. 이곳에서의 삶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물음을 품고 여느 사람들처럼 수많은 부침을 겪으며 진리를 찾아 헤매던 그는 마침내 어느 정도 삶의 균형을 찾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또다시 난관에 봉착한다.
그는 무엇을 찾고 있었던 것일까?
그가 본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끝판왕을 만난 그는 이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평범한 한 사람의 평범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구도기(求道記)가 이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