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협찬을 목표로 여행을 쓰지는 않았다. 그저 아이와 함께 보낸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이 아쉬워, 그 시간을 글로 붙잡아 두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작가님의 후기를 보고 우리 숙소도 함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처음 깨달았다. 여행을 기록한다는 일은 누군가에게 신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협찬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홍보만 해도 안 되고, 진심만 있어도 부족하다고. 사장님들은 감동적인 글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예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홍보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쓸 때마다 이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해 왔다.
이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이 콘텐츠가 숙소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쓰이고 있을까. 이 질문들이 쌓이면서, 협찬은 ‘운’이 아니라 ‘관계’가 되었다.
협찬을 받는다는 것은 공짜로 하루를 보내는 일이 아니다.
사장님은 공간을 내어 주고, 작가는 시간을 들여 그 공간을 어떤 기억으로 남길지에 대해 책임을 진다. 그래서 나는 협찬을 받을수록 더 조심스러워졌고, 더 성실해졌다.
약속한 날짜에 글을 올리고, 사장님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며, 광고처럼 보이지 않되 분명히 도움이 되는 글을 쓰는 것.
그것이 내가 선택한 방식이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몇 번이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어떤 여행 작가로 남고 싶은가. 조회 수가 높은 사람이기보다, 한 번 함께하면 다시 떠올려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조금 느리고 조금 서툰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아, 저렇게 여행해도 되는구나”라는
안심이 되기를 바랐다. 만약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이
아직 협찬이 없어서, 아직 기회가 오지 않아서 조금 흔들리고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먼저, 잘 기록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기를 바란다. 그러면 언젠가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협찬은 잘 보이려 애쓴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자기 이야기를 쌓아 온 사람에게 온다.
이 책은 ‘협찬을 잘 받는 법’을 알려 주기보다,
여행을 계속 쓰는 사람이 되는 법을 함께 나누고 싶어 쓴 책이다.
아이와 손을 잡고 걸었던 길,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던 순간,
그 모든 기록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오늘도 나는 여행을 간다. 협찬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떠난다. 왜냐하면 내가 쓰는 여행은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이전에 우리 가족의 삶이기 때문이다.
— 대만앨리스 량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