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과 왕국(Exile and the Kingdom)
1957년, 알베르 카뮈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해에 여섯 편의 단편소설을 묶어 『추방과 왕국(Exile and the Kingdom, 1958)』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작품집은 『이방인』과 『페스트』로 부조리 철학을 완성한 카뮈가, 인간 존재의 근본적 모순을 더욱 섬세하고 다층적으로 탐구한 성숙한 결실이었다.
「추방과 왕국」이라는 제목은 이 작품집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를 담고 있다. 우리는 모두 어디선가 추방당한 존재들이다. 의미를 주지 않는 우주로부터, 진정한 소통이 불가능한 타인들로부터, 때로는 우리 자신의 삶으로부터 추방되어 있다. 하지만 카뮈는 이 추방 상태가 절망의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그 추방 속이나 그 고독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왕국'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메시지였다.
여섯 편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배경과 인물들을 통해 이 주제를 변주한다. 알제리 사막에서 우주적 합일을 경험하는 중년 여성, 광신의 늪에 빠진 선교사, 침묵으로 저항하는 노동자들, 도덕적 선택 앞에 선 교사, 성공에 짓눌린 화가, 그리고 이방인에서 형제가 된 엔지니어. 이들은 모두 추방된 자들이지만, 동시에 자기만의 왕국을 찾거나 찾으려 애쓰는 존재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