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의 날(The Day of the Locust, 1939)
1930년대 대공황기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꿈과 환상 뒤에 숨겨진 잔혹한 실상을 그린 풍자 소설이다. 주인공 토드 해켓은 예일 미술학교 출신의 젊은 화가로, 영화 스튜디오에 세트 디자이너로 고용되어 현실과 허구가 뒤섞인 도시를 관찰한다. 그는 ‘LA의 소각’이라는 제목의 중요한 회화를 구상하며, 거리의 기괴한 모습과 도시 사람들의 왜곡된 욕망을 포착하려 한다.
토드는 아파트 이웃인 페이 그리너 같은 배우 지망생, 허세 가득한 전직 서부극 배우 어를 슙, 난쟁이 도박꾼 에이브 쿠시치, 그리고 중서부 출신의 순진한 회계사 호머 심슨 등 다양한 인물들과 교류한다. 이들은 모두 할리우드의 화려함 속에서 성공을 꿈꾸지만, 현실은 냉혹한 실패와 좌절뿐인 사람들이다. 특히 페이는 외모만으로 성공을 희망하지만 재능은 부족해 토드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한다.
소설 후반부에는 초호화 영화 시사회가 열리고, 출연자들과 팬들이 모이며 분위기는 점점 광기 어린 폭력과 혼돈으로 치닫는다. 호머는 괴롭힘을 참다가 아이를 발로 밟아 죽이는 등 극단적인 폭력성을 드러내며, 군중은 통제 불능의 폭도로 변한다. 토드는 이 광경 속에서 자신의 작품을 떠올리며 예술과 현실이 융합된 혼란의 정점을 경험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를 모방하며 웃는데, 이는 현실 속 폭력과 자기 내면의 혼돈이 분리되지 않는 심리적 상태를 상징한다.
이 작품은 할리우드라는 이상향을 배경으로 아메리칸드림의 허구성과 인간 본성의 광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당대 미국 사회의 공허한 실상을 생생히 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