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기에 시작될 수 있었던, 어느 작은 생명의 눈부신 기적
다람쥐가 겨울잠을 준비하며 땅속 깊이 숨겨두었던 도토리 '토리'. 하지만 다람쥐는 토리를 어디에 숨겼는지 잊어버린 채 떠나갑니다. 차갑고 어두운 흙 속에서 홀로 남겨진 토리는 이대로 영영 잊히고 마는 걸까요?
아니요, 그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밤, 차가운 흙 속에서 토리는 몸을 웅크린 채 봄을 기다립니다.
달콤한 봄비의 속삭임에 잠에서 깬 토리는 단단한 껍질을 깨고 연둣빛 새싹을 틔웁니다.
뜨거운 여름의 태양과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하지만, 토리는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갑니다.
시간이 흘러 토리는 하늘을 찌를 듯 웅장한 참나무가 됩니다. 이제 토리는 토끼 가족에게는 시원한 그늘을, 새들에게는 노래하는 공연장을, 다람쥐들에게는 즐거운 놀이터를 선물하는 숲의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도리는 자신의 품에서 자란 아기 도토리들을 세상에 보냅니다.
한 아이의 손바닥 위에 놓인 작은 도토리 한알은 그 안에 담긴 또 다른 위대한 시작을 이야기하며 마무리 됩니다. 따뜻한 수채화 풍 일러스트로 계절의 변화와 숲속 동물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어 시각적 즐거움을 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