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막 1:1)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인류 구 원을 향한 복음의 시작이다. 예수님을 기점으로 율법과 선지자의 시대는 저물고, 율법의 완성과 함께 새로운 복음의 시대가 열렸다. 이 복음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분명히 드러났고, 성령의 역사 가운데 오늘까지, 그리고 세상 끝까지 전해지고 있다.
하나님의 경륜(오이코노미아, Oikonomia) 은 하나님이 창세 전 부터 인류를 위해 품고 계셨던 구원 계획이다. 하나님은 단순히 일어나는 일들에 개입하셔서 관리하시는 것이 아니라, 인류를 향한 인애와 자비, 곧 실폐함이 없는 사랑으로 세우신 계획을 이루어가신다. 성령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한 하나 님의 무한한 사랑이 역사 속에서 드러난 사건이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공생애를 기술 한 복음서에 대한 지식과 묵상은 그 어느 성경 말씀보다 믿음의 기초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예수님의 탄생과 공생애 사역, 그리고 십자가 죽음과 부활 승천에 대한 공관 복음 서 중 누가복음을 중심으로 통독하며 묵상한 기록이다. 누가복음은 저자가 밝히고 있듯, '이루어진 사실'에 대한 정확하고 정돈된 기록이다. 각 복음서 기자들이 저마다의 관점으로 예수님을 증거하고 있지만, 누가복음은 사실적이고 상세한 기술로 인하여 우리를 더 깊은 은혜의 자리로 인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관복음서(마태·마가·누가복음)는 모두 예수님의 사역을 전하고 있지만, 각 복음서 기자의 관점에 따라 구성과 강조점에는 차이가 있다. 이로 인해 같거나 비슷한 말씀이 어떤 복음서 에서는 앞에, 어떤 복음서에서는 뒤에, 혹은 함께 또는 나뉘어 기록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는 예수님 말씀의 의미가 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공관복음서를 서로 대조하여 읽을 때 , 말씀의 뜻이 더욱 분명해지고 묵상의 깊이도 한층 더해진다. 이러한 까닭에 이 책에 서는 누가복음을 주된 본문으로 삼아 읽어 나가되, 관련되는 공관복음의 내용을 〈함께 비교 해 보는 공관복음〉이라는 부기(附記)로 덧붙여 그 내용의 의미를 살펴 보았다.
“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잠 9:10) 하나님의 말씀을 아는 것이 명철이며, 그 말씀을 알고 행함이 하나님 나라(천국)에서 복된 삶을 사는 지혜이다.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과 동행했던 두 제자는 처음에 는 눈이 가려져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의 눈이 밝아졌을 때, 예수님께서 길에 서 성경을 풀어 주실 때에 “마음이 뜨거웠던 것”(눅 24:32)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해야”(눅 24:8) 한다. 성령께서 임하실 때,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서 살아 움직이게 된다.
말씀을 읽고 배우는 목적은 지식을 쌓거나 자신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다. 오직 말씀에 의지하여 믿음으로 살아가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복된 삶, 하나님 나라(천국)에서 살도록 명하시고 기뻐하시는 풍성하고 유익한 삶을 누리기 위함이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그러한 말씀의 길을 따라 함께 걷는, 예수님의 말씀 앞에 머무는 동반자가 되는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