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내가 보았지만 말하지 못했던 장면들을 모은 수필집이다.
등하교 길에 매일 보았던 풍경,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간 순간들,
그런데 이상하게 오래 남아 있는 기억들에 대해 썼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큰 사건도, 극적인 결말도 없다.
대신 확인하지 않은 채 지나온 장면들,
그때는 알지 못했고
지금도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
여고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뒤
불이 꺼지지 않던 교실,
라디오에서 처음으로 누군가의 이름이 불렸던 오후,
문구점 앞에서 오래 서 있던 아이,
버스카드 잔액이 부족했던 아침.
이 글들은 누군가를 설득하기보다
같은 시대를 지나온 사람에게
조용히 말을 건네고 싶어서 쓰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의 기억 하나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