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는 인도 무굴 제국의 마사지에서 왔고, 알고리즘은 9세기 바그다드 수학자의 이름에서 왔으며, 파라다이스는 페르시아 왕의 정원을 가리키던 말이었다.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단어들 안에는 수천 년의 문명이 압축되어 있다. 번역가인 저자가 언어의 꼬리를 하나씩 잡아당기며 발견한 것은, 힌두교의 브라만과 클라우드 컴퓨팅, 불교의 공(空)과 이진법의 제로, 이슬람 아라베스크와 재귀 알고리즘이 놀랍도록 같은 언어로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양의 신화와 서양의 과학, 고대의 철학과 현대의 기술이 단어라는 살아있는 화석 속에서 만나는 지점을 탐험하는 이 책은, 언어를 단순한 도통의 도구가 아니라 인류 문명 전체를 담은 인드라망의 그물로 읽는 유쾌하고 깊은 언어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