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멘노바 도서관은 매일 아침 여섯 시 이십 분에 문을 연다. 2061년, 서울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진 이 도서관에는 이십칠 년째 같은 사람이 먼저 와 있다. 사서 이수호. 그는 화분에 물을 주고, 커피를 끓이고, 오래된 책을 손에 든다. 드라마틱한 사건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 그는 봄이 오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지고 겨울의 첫눈이 내리는 동안, 저마다의 이유로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과 조용히 같은 공간을 나눈다. 이 소설은 완벽한 삶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완벽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언제나 작은 것들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오랜 시간 끝에 비로소 온몸으로 알게 된 한 사람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