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눈으로 세상을 읽어온 저자가 이슬람의 아라베스크와 한국의 단청이라는, 전혀 다른 두 문명의 장식 예술 앞에서 발견한 것은 놀랍도록 깊은 공명이었다. 기하학적 패턴으로 신의 무한성을 표현한 이슬람 미술과, 오방색의 색채로 불교의 우주관을 현현시킨 한국 사찰 예술—이 두 세계는 마치 씨실과 날실처럼 전혀 다른 방향을 달리면서도, 교차하는 순간 하나의 빛나는 문양을 완성한다. 이 책은 이스파한 모스크의 타일 앞에서, 불국사 처마 아래에서 저자가 직접 몸으로 겪은 압도의 경험을 따라가며, 서로 다른 지식이 만나 더 큰 지혜가 되는 과정—즉 우리 각자의 삶이 짜내는 '지식의 카펫'—을 함께 들여다보는 인문학적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