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나를 버리지 않았다』는 대기업에서 배신당하고 모든 것을 잃은 한 남자가 실패를 통해 다시 자신을 재발견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박대수는 ‘무대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추진력 강한 기획자다. 그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지만, 조직 내부의 권력과 배신으로 인해 기획을 빼앗기고 회사에서 쫓겨난다. 이후 그는 업계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자신의 존재 가치마저 의심하게 된다.
절망 속에서 그는 실패를 분석하는 전문가 우연희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실패를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바라보며, 실패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두 사람은 함께 ‘무우랩스’를 설립하고, 실패를 분석하고 실험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한다.
그러나 그들의 여정은 순탄하지 않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 그들은 직감과 데이터, 인간과 시스템, 감정과 구조 사이의 균형을 배우게 된다. 결국 그들은 실패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성공의 정의를 만들어낸다.
이 소설은 실패 이후의 인간이 어떻게 다시 살아가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본문 발췌]
“당신의 그 무식한 엔진, 아직 식지 않았다면 나랑 같이 다시 돌려볼 생각 없어요?”
겨울 공원 벤치 위에서 우연희는 말했다.
그녀의 눈은 차가웠지만, 그 안에는 확신이 있었다.
박대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실패한 사람이었다.
그의 기획은 빼앗겼고, 그의 이름은 지워졌고, 그의 미래는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실패를 다르게 바라보고 있었다.
“실패는 끝이 아니에요. 실패는 데이터예요.”
그 순간, 박대수는 처음으로 자신의 실패를 다시 바라보았다.
실패는 그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그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깨달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중략)
"전원을 내린다고 진실이 꺼질 것 같습니까?"
대수가 이 상무의 앞까지 성큼 다가갔다.
"이 상무님, 당신이 훔친 건 기획서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그 기획이 가진 '실패의 역사'까지 훔쳤어야 했어요."
그때, 객석 뒤편에서 박마영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녀의 태블릿 PC 화면이 메인 화면 옆에 실시간으로 중계되었다. 거기에는 지금 이 순간, 이 상무가 런칭한 'K-커머스 넥스트'를 사용 중인 동대문 상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상무님, 보십시오. 당신들이 '완벽한 시스템'이라 자부하며 수백억을 쏟아부은 그 앱이 현장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중략)
"상무님, 당신이 나를 '무대뽀'라고 비웃었을 때 나는 깨달았습니다. 혁신은 세련된 회의실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진흙탕 싸움터에서 고객이랑 같이 굴러야 나온다는 걸요. 당신이 베낀 제 기획안은 2년 전의 쓰레기입니다. 시장은 벌써 열 번도 더 변했는데, 당신만 여전히 그 화려한 감옥 속에 갇혀 있었던 거죠."
대수는 이 상무의 가슴에 달린 금색 사원증을 툭 쳤다.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일 뿐입니다. 이제 그만 내려오시죠. 여긴 당신 같은 도둑놈이 서 있을 무대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