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사 시대 암각화에서 현대 단색화까지 7000년의 미술사를 한 권에 담은 이 책은, 유물과 작품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각 시대의 지리·사상·사회가 어떻게 예술의 언어를 빚어냈는지를 따라간다. 고구려 벽화의 폭발하는 생명력, 고려청자 비색의 신비로운 깊이, 추사 김정희의 고독이 완성한 세한도, 달항아리의 비어있는 충만함—이 걸작들 앞에서 독자는 미술 지식이 아닌 살아있는 감각으로 한국 미술과 마주하게 된다. 반구대 암각화에 고래를 새기던 손과 베르사유 궁전에 조각을 세운 손이 같은 충동으로 이어져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