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단 한 글자에 불과하지만 그 울림은 깊고 넓다. 누구에게나 집은 있다. 그러나 집이 없는 이에게는 머물 곳이 사라지고, 마음 둘 자리조차 사라진다.
집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이 맺는 관계의 압축된 상징이다. 지붕은 하늘을 가려주고, 마당은 땅을 열어주 며, 벽은 안과 밖을 구분하면서도 이어준다.
집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작은 우주이자, 인간의 삶을 담아내 는 가장 친밀한 그릇이다. 사실 인류의 역사를 다시 읽어 보면, 그 것은 곧 집의 발전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9유럽의 석조건축, 미국의 목조건축, 한국의 한옥과 아파트는 단 순한 양식의 차이가 아니라, 각기 다른 지형과 기후, 그리고 세계 관이 집을 통해 드러난 결과다. 이 글은 집을 통해 자연과 문명이 어떻게 대화하며 서로를 비추어 왔는지, 그 긴 여정을 살펴보려는 작은 시도다.
(저자의 서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