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성자, 김천의 노거수가 건네는 살아있는 역사
인간은 늘 아낌없이 받기만 할 뿐 주는 법을 모릅니다. 하지만 욕망 가득한 유위(有爲)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세상을 품는 나무의 무위(無爲)는 경이로움을 넘어 숙연함마저 느끼게 합니다.
『길 위에서 나무를 만나다 2』는 저자가 지난 1년여간 김천의 험한 산길과 이름 없는 골짜기를 누비며 찾아낸 노거수들의 숨겨진 기록입니다. 수백 년 굴곡진 세월을 몸으로 견뎌온 고목 한 그루는 단순한 식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수십억 원의 인공 건축물보다 강인한 생명력이자, 우리 곁에서 지금도 숨 쉬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은 박제된 풍경으로서의 나무를 넘어, 지역의 독보적인 문화 자산이자 이야기의 보고(寶庫)로서 노거수가 지닌 가치에 주목합니다. 저자는 물리적 시간의 한계와 부족함을 겸허히 고백하면서도, 이 땅의 가치를 알아볼 다음 세대를 위해 묵묵히 기록의 징검다리를 놓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목 도감을 넘어 김천의 정체성과 감문국(甘文國)의 숨결을 찾아가는 인문학적 탐사 기록입니다.
성스러운 땅 김천을 지켜온 위대한 영혼들과 말 없는 환대로 지친 발걸음을 안아주던 노거수들. 이 책이 놓아둔 작은 징검다리를 통해, 당신도 비로소 나무가 건네는 무언의 위로를 마주하고 지역을 사랑하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