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며 )
무너진 중심에서 다시 묻는 질문
― 탈기독교 유럽과 복음의 재진입을 향한 신학적 서문
기독교의 발상지는 유럽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독교가 하나의 ‘문명’으로 완성된 곳은 유럽이었다. 복음은 이 대륙에서 신학이 되었고, 신학은 제도가 되었으며, 제 도는 법과 교육, 예술과 윤리,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구조가 되 었다. 그 결과 유럽은 오랜 세월 동안 복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삶의 궤적이 복음을 닮아가는 대륙이었다. 그러나 지금, 바로 그 유럽에서 기독교는 더 이상 중심 언어가 아 니다. 교회는 남아 있으나 신앙은 증발했고, 예전(Liturgy)은 반복되나 복음은 침묵하며, 신학은 축적되었으나 선포는 무력해졌다
.
이 글은 유럽 기독교의 쇠퇴를 단순히 애통해하기 위한 기록이 아니다. 유럽의 기독교는 적어도 다음 세 가지 구조적 실패를 안
고 있다.
• 권력과 결합한 복음 • 진리의 상대화 • 선교의 자기 상실
또한, 이 글은 고대로부터 중세, 그리고 19세기 중엽까지 압도적 지위를 누렸던 ‘과거의 영광’을 복원하려는 열망의 기록도 아니 다. 오히려 이 글은 하나의 서늘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문명 이후의 유럽에서, 복음은 다시 말해질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