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남긴 타잔 시리즈의 대미이자, 정글 액션과 전쟁 서사가 결합된 독특한 수작 『타잔과 외인부대(Tarzan and the Foreign Legion)』를 소개한다.
이 소설은 타잔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이색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기존의 타잔 소설들이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신비로운 모험담에 집중했다면,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수마트라 섬을 무대로 한 본격적인 군사 모험 소설의 성격을 띤다. 작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완성한 타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일본군이 점령한 수마트라의 정글에서 시작된다. 타잔은 본명인 존 클레이턴 영국 공군 대령으로 등장하여 미군 비행대에 합류하지만, 정찰 임무 중 폭격기가 격추되어 적진 한가운데에 불시착한다. 생존한 미군 대원들은 처음에 이 영국 귀족을 미덥지 않게 여기지만, 무기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가 밀림의 신 '타잔'임을 깨닫고는 이내 희망을 찾는다.
이번 작품에서 타잔은 혼자가 아니다. 2년간 정글에서 홀로 살아남은 강인한 여성 코리 반 데어 메르와 개성 넘치는 미군 대원들이 합류하여 이른바 '외인부대'를 결성한다. 특히 코리는 단순히 구출되기를 기다리는 인질에 머물지 않고, 명사수로서 적군에게 응징을 퍼붓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묘사된다. 또한 타잔이 60대 후반의 나이에도 청년의 기력을 유지하는 이유가 과거 아프리카 주술사에게 받은 불로장생의 묘약 덕분이라는 흥미로운 설정도 공식적으로 언급된다.
소설은 성난 오랑우탄과 거대 비단뱀, 그리고 상어와 맞붙는 타잔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동시에 종군기자 출신이었던 작가의 시각이 투영되어 전쟁의 참혹함과 적군에 대한 적개심이 시대적 배경과 함께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타잔을 현대적인 전쟁 영웅으로 재해석하면서도 고전 어드벤처 특유의 야성미를 놓치지 않은 이 작품은, 타잔 시리즈의 피날레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