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도, 보지도 못한 채 열세 살이 된 아이를
마침내 사랑하게 되는 동안 수없이 물었던 관계에 관한 질문들
《마이 스트레인지 보이》와 《커피는 내게 숨이었다》를 통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팬층을 착실히 확보해 온 작가 이명희의 신작 에세이. 첫 책에서 자신에게 닥친 시시포스와도 같은 운명을 직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그다음 책에서는 일상을 견뎌내는 방법을 풀어냈다면 이번 《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에서 작가는 줄곧 내면을 향했던 시선을 넓혀 밖으로 돌린다.
‘열심은 언젠가 보답받는다’는 믿음과 달리 더는 나아질 희망이 없고, 지금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는 게 최선일 때. 외면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막다른 곳에서 그녀가 마주한 것은 각자 주어진 바위를 짊어지고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특별하지도, 유일하지도 않음을 받아들이고 일상 속 자신을 천천히 일으켜 세우며 작가는 관계에 대해 쓰기로 결심한다. 혹은 사랑에 대해, 어쩌면 용서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