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는 근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1867년 에도(지금의 도쿄)에서 태어나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국 유학을 거쳐 도쿄제국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했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천직은 소설가로서의 길이었다. 1905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문단에 등장한 이래, 『도련님』, 『산시로』, 『그 후』, 『문』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기며 일본 근대 문학의 초석을 다졌다.
『마음』은 1914년 아사히신문에 연재된 소세키 후기 문학의 정점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그리고 '선생님의 유서'가 그것이다. 젊은 화자인 '나'가 '선생님'이라 부르는 한 지식인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보게 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이 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읽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소세키는 메이지 시대가 저물어가던 시기, 급격한 근대화 속에서 전통적 가치관과 새로운 개인주의 사이에서 방황하던 지식인들의 고뇌를 깊이 있게 포착했다. 그러나 이 소설이 다루는 것은 단순히 한 시대의 풍경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할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물음들, 신뢰와 배신, 사랑과 질투, 죄의식과 고독, 그리고 삶과 죽음의 의미가 여기에 담겨 있다.
'마음'이라는 제목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만큼 깊다. 일본어 '고코로(こころ)'는 마음, 정신, 영혼, 진심 등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다. 소세키는 이 한 단어에 인간 존재의 복잡한 내면 전체를 응축해 넣었다. 타인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자기 자신의 마음조차 제대로 알 수 있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이 번역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소세키의 문장이 지닌 격조와 깊이를 전달하고자 했다. 백 년 전 일본의 한 작가가 들여다본 인간의 마음이 오늘을 사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