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즈 파스칼이 근대 과학과 수학에 남긴 거대한 족적에 가려, 그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진실한 신앙인의 모습은 종종 간과되곤 한다. 그의 유작인 『팡세』 또한 근본적으로는 기독교 호교론(護敎論)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 역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지점이다.
1654년 '두 번째 회심' 이후, 파스칼은 기독교를 방어하는 변증서로서 『팡세』를계획했다. 비록 생전에 완성되지는 못했으나, 그가 남긴 900여 편의 단상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그의 단상 중 현대인의 삶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글들을 엄선하여 엮었다. 파스칼 스스로가 의도했던 구성(제1부: 신 없는 인간의 비참, 제2부: 신 있는 인간의 복됨)을 존중하여, 본문 역시 '인간의 비참과 위대' 그리고 '인간의 행복'이라는 두 축으로 나누어 편집했다. 텍스트는 'The Project Gutenberg EBook of Pascal' 영문판을 기초로 하였으며, 독자의 편의를 위해 단상 번호와 페이지를 명기했다. 부록에는 그의 죽음 후 그가 입고 있던 코트에 꿰매져 발견된 기록(메모리알), 파스칼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사후 출간된 판본들의 비교를 수록하여 깊이 있는 독서를 돕고자 했다.
시대를 막론하고 삶은 늘 혼란스럽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에게, 파스칼의 문장들이 잠시 멈추어 내면을 들여다보는 귀한 지표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