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동쪽 해안의 작은 나라 라트비아. 면적은 한국의 65%, 인구는 서울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 나라의 역사는 결코 작지 않다.
13세기 독일 십자군의 정복 이래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 스웨덴 제국, 러시아 제국, 나치 독일, 소련의 지배를 차례로 받으며 700년간 농노로 살았던 민족. 그러나 어떤 정복자도, 어떤 비밀경찰도 이 민족의 노래를 완전히 침묵시키지 못했다.
기원전 9000년 빙하가 물러난 자리에 처음 인류가 발을 디딘 때부터, 호박 교역로로 로마 문명과 연결되던 시대, 중세 한자 동맹의 상업 중심지 리가의 번영, 수백 년 농노제의 억압 속에서도 민요 다이나로 정체성을 지켜낸 민족의 저력, 그리고 1989년 발트의 길—200만 명이 손을 잡고 만든 675킬로미터 인간 사슬과 노래 혁명까지.
작은 민족이 강대국들 사이에서 언어와 문화를 지키며 살아남은 이야기는, 일제강점기를 경험하고 분단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거울이 되기도 하고 깊은 울림이 되기도 한다.
선사시대부터 2020년대까지, 라트비아 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