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하고 매혹적인 도시 여행(Thrilling Cities)
제임스 본드의 창조자 이언 플레밍이 출간한 여행 에세이집이다. 원래 《선데이 타임스》의 호평 어린 의뢰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플레밍이 제임스 본드 소설을 집필하던 한창때 이루어진 두 차례의 대장정을 담고 있다. 1959년에는 세계 일주 여행으로 아시아와 미국의 도시들을 누볐고, 1960년에는 유럽 각지를 자동차로 종단했다.
책에서 다루는 도시는 홍콩, 마카오, 도쿄, 호놀룰루, 로스앤젤레스·라스베이거스, 시카고, 뉴욕, 함부르크, 베를린, 빈, 제네바, 나폴리, 몬테카를로로 총 13곳이다. 단순한 관광 안내서와는 거리가 멀며,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찰서장을 만나 마약 범죄의 실태를 듣고, 나폴리의 카페에서 악명 높은 갱스터 럭키 루치아노와 직접 대담을 나누는 등 각 도시의 이면 깊숙이 파고드는 것이 플레밍 특유의 접근법이다. 한편 도쿄 챕터에는 훗날 집필한 본드 소설 《두 번 살다(You Only Live Twice)》의 연구 노트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 여행이 그의 창작 세계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각 챕터의 끝에는 '부수적 정보(Incidental Intelligence)'라는 코너가 달려 있어, 플레밍이 직접 추천하는 호텔, 레스토랑, 나이트클럽을 소개하였다. 그는 언제나 도시의 ‘진짜 맥박’을 찾아 뒷골목으로 파고들었으며, 바로 이 본능이 그를 스릴러 작가로 이끌었다고 스스로 말한다. 뉴욕 챕터에는 여행에 지친 플레밍의 신랄한 시선이 그대로 드러나, 미국 출판사의 수정 요청을 거부할 만큼 거침없는 솔직함을 보여준다. 스파이 소설의 긴장감과 저널리스트의 예리한 관찰력, 그리고 미식가·여행자로서 감각이 한데 어우러진 이 책은 1960년대 세계 도시들의 생생한 초상화이자, 플레밍 문학 세계의 뿌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독보적인 논픽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