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와 전쟁(Evolution and the war)
“과학을 정치에 적용할 때, 특히 전쟁을 정당화할 때, 그것은 진리가 아니라 위험한 오류가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의 배경 속에서, 다윈설(Darwinism)과 ‘생존 경쟁’ 개념이 전쟁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왜곡되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자연계에서의 ‘투쟁’이 단순한 폭력이나 파괴가 아니라 환경에 대한 적응, 자원 경쟁, 생존 조건의 미묘한 균형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국가 간 전쟁과 동일시하는 것은 과학적 개념을 정치 이데올로기에 끼워 맞춘 오류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자연선택이 확정된 절대 법칙이 아니라 설명적 가설에 가깝다는 점을 들어, 이를 인간 사회의 필연적 법칙으로 확장하는 태도를 비판한다. 또한 인간 사회는 윤리, 제도, 역사적 경험이 작용하는 영역으로, 동물 세계와 동일한 방식의 ‘적자생존’ 원리로 설명될 수 없다고 본다. 후반부에서는 민족과 국가의 형성이 생물학적 우열이 아니라 문화적 축적, 사회적 상호작용, 환경적 조건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분석하며, 과학적 권위를 빌린 전쟁 담론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결국 이 책은 과학과 정치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진화론의 오용이 초래할 사상적·윤리적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