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천 년 동안 인간의 걱정을 보아 왔다.
신기하게도 걱정은 사람을 지켜주는 척하면서 자꾸만 삶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넘어질까봐 걷지 못하게 하고, 실패할까봐 시작도 못 하게 하고, 상처받을까봐 사랑을 미루게 했다.
인간은 무너져서 아픈 날보다 무너질까봐 스스로를 묶어두는 날이 더 많았다.
이 책은 그런 너희에게 건네는 아주 오래된 땅의 기록이다.
대단한 해답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너희처럼 내일을 바꾸는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지나가는 것들을 오래 보아 온 존재로서 너무 조급하게 절망하지 말라고,
아직 오지도 않은 불행에 오늘을 다 내어주지 말라고,
백 년도 머물지 못하는 삶을 걱정만 하다 흘려보내지 말라고 조용히 말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