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기독교로 완전히 물들어 있던 14세기에도, 발트해 동쪽 깊은 숲 속에 이교도들의 나라가 있었다. 천둥의 신 페르쿠나스에게 기도하고, 신성한 불을 지키고, 뱀에게 제물을 바치는 리투아니아. 교황이 십자군을 보내도, 튜턴 기사단이 칼을 들어도 굴하지 않은 마지막 이교도 왕국이었다.
그러나 리투아니아는 이교도 왕국에 머물지 않았다. 기독교를 받아들인 이후 오히려 더 큰 제국을 건설했다. 발트해에서 흑해까지 뻗은 유럽 최대의 나라가 되었다. 그룬발트에서 튜턴 기사단을 꺾었고, 폴란드와 연합하여 동유럽의 강자로 올라섰다. 비타우타스 대공의 치세가 그 절정이었다.
러시아 제국의 지배 아래서도 리투아니아인들은 굴복하지 않았다. 서적 밀수꾼들이 목숨을 걸고 라틴 문자 책을 날랐다. 십자가의 언덕에서 소련 불도저에 맞서 밤새 십자가를 세웠다. 1991년 1월 소련 탱크 앞에서 쓰러진 14명의 희생자 위에 자유의 나라가 세워졌다. 발트해의 마지막 이교도 왕국은 이제 발트해의 호랑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