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일을 하면서 나는 두 언어 사이에 선다. 한쪽에는 한국어가 있고, 다른 쪽에는 영어가 있다. 두 언어를 오가다 보면 각 언어가 세상을 어떻게 다르게 보는지가 보인다. 한국어는 관계를 보고, 영어는 개인을 본다. 한국어는 흐름을 보고, 영어는 상태를 본다. 한국어는 함께함을 당연하게 여기고, 영어는 혼자임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어느 쪽이 더 좋다는 말이 아니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 다름 안에서 각 언어가 담아온 삶의 방식이 보인다. 한국어 안에 있는 이 개념들은 한국어로 오랫동안 생각하고 느끼고 살아온 사람들의 집단적 지혜다. 그 지혜가 말 안에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