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낡은 코트에 권총 두 자루를 품고 나타난 한 남자가 있다. 스스로를 판사라 부르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허풍과 술과 외상으로 연명하는 이 초라한 방랑자가, 어느 날 갈 곳 없는 고아 소년 한니발과 마주친다.
1830년대 미국 남부. 노예 반란을 획책하는 무법자 존 머렐의 그림자가 테네시 서부를 뒤덮고 있다. 말 도둑과 살인, 납치가 횡행하는 이 땅에서 판사는 거짓말 같은 진실을 하나씩 되찾아간다. 잃어버린 손자, 빼앗긴 재산, 그리고 20년 전 친구의 배신.
냉소적인 동반자 마헤피는 투덜거리면서도 끝내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다. 순박한 강 사람 얀시는 죽음의 강에서 살아 돌아와 조카를 찾아 헤맨다. 뱃사람 캐링턴은 말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혼자 적진으로 걸어 들어간다.
어리석고 방탕하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는 판사, 그의 이야기는 묻는다. 인간이 가장 낮은 곳에서도 품위를 지킬 수 있는가. 그리고 우정과 사랑이란 무엇인가.
본 케스터가 1911년 발표한 이 작품은 미국 남부의 역사적 격동기를 배경으로, 실패한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해가는 과정을 유머와 서정, 그리고 깊은 인간미로 그려낸 고전 모험 소설이다.
본문 중에서
마헤피가 똑바로 서서 그에게 비틀거리며 다가갔다. 상처 위에 손을 얹고, 얼굴은 당기고 납빛으로 변한 채. 그러다 외침과 함께 친구의 발 앞에 쓰러졌다.
"솔로몬! 솔로몬!" 판사가 그의 곁에 무릎을 꿇었다.
"다 괜찮아요, 프라이스. 당신 약속을 지켰소." 마헤피가 속삭였다. 피가 섞인 거품이 입술에 모이고, 유리 같은 눈으로 친구를 올려다봤다.
수치심에 판사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흐느낌이 그를 뒤흔들었다.
"솔로몬 — 솔로몬, 왜 이런 짓을 한 거요?" 그가 비참하게 외쳤다.
죽어가는 남자의 얼굴에서 거친 주름이 지워졌다.
"20년의 외로움 속에서 당신이 내가 알아온 유일한 친구요, 프라이스. 형제처럼 당신을 사랑했소."
다시 판사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알아요, 솔로몬 — 알아요!"
"프라이스, 당신은 여전히 눈여겨볼 남자요. 소년이 있소. 그 아이를 위해 자리를 잡고 지키시오 — 할 수 있어요."
"그러겠소 — 맹세코 그러겠소!"
한참 뒤, 마헤피의 눈이 감겼다가 다시 열렸다. 판사를 올려다봤다. 신랄한 늙은 얼굴의 거친 선들이 놀랍도록 부드러워졌다.
"키스해 주시오, 프라이스."
판사가 몸을 굽혀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자, 부드러워진 선들이 죽음 속에 굳어졌다. 입술에는 더 이상 쓰라리거나 조롱하지 않는 미소가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