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분트 »이백 번안시« 소네트
- 브레히트 “중국 한시“를 훨씬 앞선 이백 시 번안
클라분트는 “영원한 방랑자“이자 시선 이백(李白)을 흠모했지.
결국 필명을 방랑자 뜻을 가진 “KLABUND“로 개명했다네
“이백 번안시“ 43편으로, 극동 릴케 (Fernost-Rilke)가 되었다네.
이백 번안시가 ‘릴케 시‘ 이상으로 즐겨 읽혔기 때문이었지.
더 나아가 “이백 번안시“는 독일 시인들에게도 자극을 주었지.
괴테조차 누리지 못한 시선(詩仙)으로 대접 받았던 사실에,
이렇게 독자는 중국 한시를 읽었고 시인은 번안시를 썼다네!
이를 지켜보던 브레히트도 역시 “중국 한시“를 번안했었지.
클라분트는 독일 독자들 위해 번안했지 이태백의 시상을!
번안을 통해, 이백은 알려지고 동양 사상이 널리 알려진 게야.
하지만, 브레히트는 자기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시뒤집기‘를!
이에 시인 주경민은 “이백 번안시“를 한국말로 최초 번역하는 게야.
그대들에게 알리고자, “도덕경“까지 이해한 천재 시인 클라분트를!
이백 시와 더불어 ‘번역‘, ‘번안‘과 ‘시뒤집기‘ 차이, 알기 바라는 게야!
흔히들 번역을 “제3의 창작“이라 말한다. 하지만, 시인 클라분트는 중국학자도 아니었거니와 중국어에 대한 지식도 전혀 없었다. 단지 서구 중국학자들이 독어와 불어로 번역한 중국 한시, 특히 이백 (李白) 시를 원전으로 중국 한시 애독자로서. 그리고 시인으로서 애초에 “번안 (Nachdichtung)“을 통해 당시 독일 독자들에게 중국의 시선 (詩仙) 이백 시인의 시를 소개하고자 했다.
갓 20대 중반인 시인 클라분트는 1915년 4월 이백과 두보의 시가 포함된 “둔한 북소리와 취한 징소리 (Dumpfe Trommel und berauschtes Gong)“ 란 번안 시집을 낸 뒤, 곧 바로 이듬해 3월에 이태백 번안 시집 “이태백 Li-tai-pe“ 를 출간한 뒤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그리고 한창 첫사랑 ‘이레네‘와 교제 중에 다양한 중국 한시들을 번안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도교 사상을 담은 시들, 도덕경에 대한 내용들이 창작시로1920년 출간된 “3음 1색 (Dreiklang)“에 고스란히 담겨있으며114편을 번안한 시집 “중국 한시 번안 (Chinesische Gedichte. Nachdichtungen)“은 죽은 뒤 1930년 오스트리아 비인 파이돈 (Phaidon) 출판사에서 출간된다.
필자가 국내 최초로 번역해 소개하는 클라분트의 “이백 번안시“는 원래 41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 자체가 그 당시 독일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오늘날까지 수십 판을 거듭할 정도로 독일 독자들에게 가장 널리 읽히며 익숙한 “이백 시집“인 셈이다. 클라분트가 불어 번역본을 원전으로 삼았으며 독어 번역을 참고했지만, 번안시집에 이백 시인의 이름과 짤막한 소개 이외는 어떤 시를 번안했는지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클라분트 스스로 “번안시“라고 이름을 붙인 것처럼, 이백 시인의 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원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독자들은 클라분트를 통해 중국 시인 이백의 시를 접하며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역자의 입장에서는 이백의 시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한국 독자는 물론이고 학문적이나 연구 목적을 대하는 독자들에게 클라분트의 “이백 번안시“를 그냥 한국어로 번역해 단순하게 소개하는 일에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런 문제는 “국제 클라분트 학회“에서 발행하고 있는 전집과 해설 작업에서 그대로 남아 있다. 그 예로 클라분트 ≫번안과 번역 작품≪ 을 2001년에 출간하고 20년이 지나도록 아직 해설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그것일 것이다.
이에 중국 한시에 특별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독문학자임에도 불구하고, 클라분트 시인이 원전으로 삼았을 이백 시원전들을 일일이 찾아 함께 수록한다. 이것을 통해 번안, 번역 그리고 브레히트식 ‘시뒤집기‘ 측면에서 각 시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함은 물론, 더 나아가 비교문학적 측면에서 클라분트 “이백 번안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게 될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단순 번역을 뛰어 넘어 중국 한시까지 비교할 수 있도록 함께 게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흡한 부분은 이백 시를 전공한 중국학자들이나 필자보다 한시를 더 잘 아는 후학들이 보충하게 되기를 바라며 이 번역집을 통해 주춧돌을 놓는 것으로 자족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동서 문화 교류의 측면에서 클라분트 “이백 번안시“가 국내 독자들은 물론이고, 중국학자에서 독문학자 그리고 비교문학 연구자나 시인들에 이르기까지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기 바라며, 이 번역 작업에 이백의 시와 비교 작업을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이백의 시를 미리 한글로 번역해 출간한 국내 여러 중국학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