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바치는 소네트« 출간하며
필자가 소네트 형식에 결정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국브레히트학회에서 2014년 펴낸 『브레히트 시선집』 (5-6권)에 근거하고 있다. 번역에서 브레히트 새 전집 (GBA) 11-12권에 시집으로 수록된 소네트집을 완전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브레히트가 쓴 소네트들을 따로 번역하고 묶었던 것이 바로 『브레히트 - 사랑을 사랑한 사랑시집』 (칼스루에, 2017; 서울, 2018)과 『브레히트 – 천사의 유혹』 (서울, 2019)이다.
브레히트 소네트를 편역하며 서문에서 밝혔듯이, 브레히트 소네트에서 단순히 기피하거나 번역에서 삭제할 선정적, 통속적인 내용은 극히 일부분의 소네트들이 해당된다. 어쩌면 한국브레히트학회 내지 출판사 편집진들이 이들 몇 편의 소네트로 인해 자체검열한 결과로 전체 소네트들이 제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브레히트 소네트집 편역 이후,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소네트들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으며, 필자 스스로도 소네트를 직접 창작해 출간했다. 심지어 브레히트 일화를 『소네트로 읽는 브레히트 문학과 삶』 (서울 2022)으로, 『브레히트 시와 시론』 (서울 2022)을 소네트 형식에 담아 출간했다. 이런 시도들에는 물론 소네트 형식의 소개는 물론이고 국내 문단에서 소네트 형식을 수용해 다양한 내용을 담는 창작형식으로 사용하기를 바라는 필자의 의도가 숨겨져 있기도 하다.
본서에서 소개하는 소네트들은 시인들 자신이 믿는 신앙심을 소네트 형식에 담은 내용들이다. 소네트하면 외설적, 연정적 내용을 닮았을 것이라는 독자들에게는 엄청난 반전이 될 소네트들이다. 독일 문학사에서 신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소네트는 당연 슈나이더 (Reinhold Schneider)의 소네트집 『계시 (Apokalypse)』가 대표적이다. 이어 슈나이더 신앙서 『십자가의 길 (Der Kreuzweg)』에서 서시 소네트 »시대 속 주님의 십자가 길«을 마이스터 소네트로 삼고 슈나이더가 기술한 십자가상으로 나아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14개 행적을 14개 소네트로 묶어 소위 »소네트 화환«, 형식에 담은 것이 바로 크레머 (Franz Maria Krämer)의 연작시 (Zyklus), »수난 (Passion)«이다. 크레머가 또 다른 »소네트 화환«, »주기도문 (Pater Noster)«과 함께 출간한 소네트집이 『영적 소네트 (Geistliche Sonette)』 (Bonn, 1947)이다
더 나아가 소개할 신앙 소네트는 독일 시인들 소네트들 보다는 훨씬 앞선 오스트리아 화가, 조각가이자 시인인 암브로시 (Gustinus Ambrosi)의 소네트집 『하나님께 바치는 소네트 (Die Sonette an Gott)』 (Zürich/Wien/Leipzig, 1923)에 실린 »사랑에 대하여 (Von der Liebe)«와 필자의 신앙 소네트 21편이다. 암보르시는 화가이자 조작가로서 자신의 표현의 대상인 인간과 자연이 신의 창조물임을 노래하고 있다. 필자의 소네트는 시핀을 소네트로 개작한 것과 『그리스도의 편지』 내용으로 소네트 형식에 담은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