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의 단편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는 방탕한 생활로 생식 능력을 상실한 노총각 M이 결혼 후 아내의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마주하는 지독한 의혹과 비극적인 자기기만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M은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알기에 아내를 의심하며 번민하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워 병원 검사를 회피하고 ‘지갑을 열어보기 무서운 월급쟁이’의 심정으로 일루의 희망에 매달린다. 결국 그는 아이의 발가락이 자신의 특이한 발가락을 닮았다는 억지스러운 근거를 내세워 스스로를 위안하고, 의사인 서술자 '나'는 이를 연민의 시선으로 묵인하며 얼굴까지 닮았다고 동조해 준다. 이 소설은 냉혹한 과학적 진실보다 우선하는 인간적 연민과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삶의 의지를 지탱하려는 처절한 휴머니즘을 심도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