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여전히 돈을 벌어도 불안한가?
혹시 최근에 내비게이션 없이 낯선 길을 찾아가 본 적 있으신가요? 아마 스마트 폰의 배터리라도 나가는 순간, 우리는 현대 문명의 미아가 된 듯한 공포를 느낄 겁니다. 이것이 바로 ‘지능의 외주화’입니다. 우리는 이미 기억력과 연산 능력을 기계에 맡겼고, 이제는 판단력마저 인공지능에게 넘겨주려 하고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모두가 똑같은 AI 비서를 쓰고 똑같은 알고리즘의 추천을 받는 세상에서 과연 누가 ‘부의 주인공’이 될까요? 역설적이게도 답은 ‘가장 기계답지 않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경제학의 대부인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저서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서 분업이 생산성을 높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분업은 인간과 인간 사이가 아니라, 인간과 AI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리드 호프먼(Reid Hoffman)은 그의 저서인 『인간을 진화시키는 AI(Impromptu: Amplifying Our Humanity Through AI)』(알에이치코리아, 2023)에서 AI가 인간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증폭기’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포인트는 증폭할 ‘무언가’가 없는 사람에게 AI는 그저 영혼 없는 계산기일 뿐이지만, 자기만의 철학과 직관을 가진 리더에게 AI는 부의 영토를 확장하는 무적의 군단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자, 이제 좀 더 발칙한 상상을 해보죠. 미래의 부는 ‘보이지 않는 것’에서 ‘느껴지는 것’으로 이동합니다. 이를 저는 ‘감각의 자본화’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구글의 엔지니어링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김영사, 2025)를 통해 인간이 기계와 결합하는 시대를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류는 오히려 ‘날 것의 경험’에 열광합니다. 최고급 시계 브랜드들이 수천만 원을 호가하면서도 굳이 ‘수동 태엽’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효율성으로만 따지면 스마트워치가 압승이겠지만, 인간은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장인 정신’과 ‘촉각적 경험’에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다음 10년의 돈은 바로 이 지점, 즉 첨단 기술로 효율을 극대화하되 마지막 한 끗의 ‘인간적 감각’을 입히는 설계자의 손으로 흘러 들어갈 것입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그의 저서 『원칙(Principles)』(한빛비즈, 2018)에서 ‘극단적 투명성’과 ‘알고리즘 기반의 의사결정’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정말로 중요하게 여긴 것은 알고리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알고리즘을 만드는 인간의 ‘사고 체계’였습니다. 돈을 쫓는 사람은 AI가 추천하는 주식 종목에 목을 매지만, 부의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은 “왜 사람들은 이 시점에 이 종목에 열광하는가?”라는 심리적 본질과 철학적 구조를 읽어냅니다.
결국 미래의 부는 ‘정답을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계산은 컴퓨터가 우리보다 백만 배는 잘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혹은 “이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풍요롭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인간뿐입니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이 해부학이라는 ‘기술’을 배워 인간의 영혼이라는 ‘철학’을 그려냈듯, 다음 10년의 승자는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쥐고 ‘인간성’이라는 캔버스 위에 새로운 부의 지도를 그리는 리더가 될 것입니다.
돈을 벌어도 불안한 이유는 우리가 기계와 ‘속도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기계는 결코 ‘불안’을 느끼지 못하며, 동시에 ‘성취의 희열’도 알지 못합니다. 부의 새로운 질서 안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잠시 화면에서 눈을 떼고 여러분만의 ‘직관’과 ‘통찰’이라는 근육을 키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것이야말로 어떤 경제 위기에도 감가상각 되지 않는 유일한 자산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