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 남은 전쟁
대한민국 베트남 파병 용사의 고엽제 후유증과 다이옥신의 진실
전쟁은 끝났지만, 그들의 몸속에서는 끝나지 않았다.
『몸속에 남은 전쟁』은 대한민국 베트남 파병 용사들이 겪어온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 고엽제) 후유증과 다이옥신의 진실을 기록한 대중 논픽션이다. 이 책은 베트남전 파병의 역사, 고엽제 살포와 노출 경로, 다이옥신의 과학, 귀국 후 참전용사와 가족이 겪은 질병과 간병, 1990년대 한국 고엽제 파동, 보훈제도, 제조사 소송, DMZ 고엽제 노출, 2세·3세 피해 논쟁, 베트남 현지 다이옥신 오염과 정화 사업까지 한 권으로 따라간다.
고엽제 피해는 단순히 과거 전쟁의 부작용이 아니었다. 피부질환, 신경계 질환, 심장질환, 암, 당뇨병, 원인 모를 통증은 참전용사의 노년을 따라왔고, 그 곁에서 배우자와 자녀는 병원, 보훈청, 등급 판정, 간병의 시간을 함께 견뎌야 했다. 국가보훈부는 고엽제후유증, 고엽제후유의증, 고엽제후유증 2세 환자를 구분해 지원하고 있으며, 2026년 기준 후유의증수당과 2세 환자 수당도 장애 정도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가 있다는 사실이 모든 고통이 충분히 인정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후유증과 후유의증의 차이, 등급 미달, 2세 환자 인정 질환의 좁은 범위, 3세 피해 조사의 부재는 여전히 남은 질문이다.
이 책은 고엽제 피해를 정글에서 싸운 전투요원만의 문제로 좁히지 않는다. 취사, 급수, 세탁, 정비, 보급, 드럼통 취급, 살포 장비 관리, 기지 주변 제초 작업에 관여한 주둔지 근무 요원들의 장기 반복 노출 가능성도 중요한 축으로 다룬다. 전투에 덜 나갔다고 해서 반드시 덜 위험했던 것은 아니다. 오염된 물과 흙, 장비와 세탁물, 드럼통과 식기를 반복적으로 만졌을 가능성은 고엽제 피해사에서 더 깊이 조사되어야 할 사각지대다.
또한 이 책은 다이옥신을 어렵지 않게 설명한다. 다이옥신은 환경에 오래 남고 식품사슬에 축적되며, 주로 동물의 지방 조직에 쌓이는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다이옥신이 생식·발달 문제, 면역계 손상, 호르몬 교란, 암과 관련될 수 있으며, 사람 몸속에 들어오면 지방 조직에 저장되어 오래 머문다고 설명한다. 이 과학적 사실은 왜 고엽제 문제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수십 년 동안 계속되는지를 보여준다.
『몸속에 남은 전쟁』은 참전용사를 영웅으로만 만들지도 않고, 피해자로만 고정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국가의 선택 속에서 베트남으로 갔고, 돌아온 뒤 너무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그 대가를 치렀다. 이 책은 그 대가를 분노가 아니라 자료로, 폭로가 아니라 증명으로, 음모론이 아니라 역사와 과학과 판결과 제도의 언어로 기록한다.
이 책이 마지막으로 묻는 질문은 하나다.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말은 무엇인가.
그 말은 수당 몇 만 원의 문제가 아니다. 기억, 의료, 간병, 가족, 후손, 명예, 법적 인정의 문제다. 전쟁이 참전용사의 몸속에서 끝나지 않았다면, 국가의 책임도 끝나서는 안 된다.
『몸속에 남은 전쟁』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사람들, 아직 끝나지 않은 질병, 그리고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약속에 관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