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필립스 오펜하임의 『위대한 사칭』은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의 긴박한 국제 정세와 개인의 비극적인 과거가 얽힌 고전 첩보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이 소설은 아프리카 동부 정글에서 우연히 조우한, 놀랍도록 닮은 두 남자의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한 명은 과거의 비극으로 인해 방랑자로 전락한 영국 남작 에버라드 도미니이며, 다른 한 명은 그의 대학 동창이자 독일의 야욕을 품은 군인 레오폴드 폰 라가슈타인 남작입니다. 독일 정보부는 라가슈타인을 도미니로 위장시켜 영국 상류사회와 정치권 핵심부에 침투시키려는 대담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11년 만에 런던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과거의 방탕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위엄 있고 절제된 신사의 모습으로 사촌인 워체스터 공작부인과 친구들을 놀라게 합니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정체를 의심하는 라가슈타인의 옛 연인 스테파니 왕녀와, 독일의 지령을 전달하며 그를 조종하려는 요원 시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설의 긴장감을 높이는 곳은 주인공의 고향인 도미니 저택입니다. 그곳에는 과거의 충격으로 정신적 불안을 겪으며 남편을 죽이려 드는 아내 로자몬드와, 숲속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비명 소리, 그리고 실종된 로저 언탱의 유령에 관한 미스터리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제1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도는 런던과 노퍽을 오가며, 독일 대사 터닐로프 공작의 신뢰를 얻는 동시에 독일의 거대한 전쟁 지도를 손에 넣는 등 위험천만한 이중생활을 이어갑니다. 그는 과연 누구를 위해 위장하고 있는 것이며, 그가 숨긴 진실은 무엇일까요?
『위대한 위장』은 치밀한 서술 트릭과 반전을 통해 독자를 마지막까지 몰아넣으며, 정체성의 혼란과 애틋한 로맨스, 그리고 국가를 향한 충성심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져줍니다. 소설은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풍 앞에서 개인이 겪는 갈등과 구원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