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이 활약하는 무대는 1만 2천여 년 전의 가상 세계, 히보리아 시대이다. 아틀란티스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지 8천 년 후, 현존하는 역사가 시작되기 7천 년 전에 해당하는 이 시대에는 유럽과 아프리카가 아직 하나의 거대한 대륙을 이루고 있었다.
코난의 고향은 현재의 북해 부근에 해당하는 키메리아이다. 10대 후반에 고향을 떠난 그는 부와 모험을 찾아 히보리아의 나라들을 떠돌며 살아간다. 히보리아의 지명들은 라틴계, 그리스계, 아라비아계 등 다양한 언어에서 유래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워드의 관점은 반대이다. 현존하는 이름들이 히보리아 시대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이 시대의 문화적 수준은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해당하며, 무기나 직물 같은 공예품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또한 이야기 곳곳에는 히보리아인 이전 문명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으며,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기술 대부분이 그 고대 문명의 과학적 산물로 묘사된다.
이 책에 수록된 세 편의 이야기는 코난의 30대를 배경으로 한다. 첫 번째 작품 '마계의 주민들'은 코자크족 족장을 지낸 코난이 벤데야와 투란 국경 부근의 구릉 지대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하워드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박진감 넘치는 전장 묘사와 함께, 데비·와잠·크샤트리아처럼 설명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현지 어휘들이 세계에 놀라운 현실감을 부여한다.
두 번째 작품 '환영의 도시'에서 코난은 알마릭 왕자의 패잔병 중 한 명으로 쿠시 사막 깊숙이 들어가 수수께끼의 도시 자탈을 발견한다. 코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퇴폐적인 분위기를 지닌 작품이다.
세 번째 작품 '검은 자의 웅덩이'는 자탈을 탈출한 코난이 징가라 근해의 바라카 군도로 건너가 해적들과 어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작품 사이에는 드 캠프가 하워드의 미완성 원고를 완성하여 삽입한 에피소드가 존재하며, 그 안에서 코난은 스테이저·코스·아르고스의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본서에는 다음 세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1. 마계의 주민들 (The People of Black Circle, 1934년)
2. 환영의 도시 (The Slithering Shadow, 1933년)
3. 검은 자의 웅덩이 (The Pool of the Black One, 193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