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라이스 버로스라는 이름에 으레 타잔의 포효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1916년의 그는 정글 너머 더욱 서늘하고 거대한 세계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유인원의 낙원이 아닌, 문명이 휩쓸고 지나간 폐허의 런던, 사자가 포효하는 템스 강변, 그리고 2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지도 위에서 아득히 지워져 버린 대륙의 비극을 말이다.
서기 2116년, 세계는 거대한 단절을 맞이하고 있었다. 200년 전 발발한 대전쟁의 흉터는 서반구의 범아메리카 대연방을 고립의 성으로 밀어 넣었다. 그들은 서경 30도와 175도를 ‘데드라인’이라 명명하고, 그 금기를 범하는 자를 곧 반역자로 다스렸다. 동쪽 세계는 그렇게 역사 속에서, 그리고 기억 속에서 증발했다. 아무도 그 너머의 안부를 묻지 않았고, 그렇게 두 세기가 흘렀다.
범아메리카 해군 대위 제퍼슨 터크에게 그 선은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운명의 경계였다. 그러나 기계의 불길한 비명과 거친 폭풍이 그를 금지된 구역으로 내던지기 전까지는. 항공잠수함 콜드워터호에서 이탈한 그는 작은 보트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표류했고, 마침내 잉글랜드의 황량한 해안에 닿았다. 200년 만에 처음으로 그 잊힌 땅을 밟은 이방인이 된 것이다.
그가 목도한 유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