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 타인은 없습니다」
강원도 홍천 백락사(百樂寺)에서 수행하며 살아온 성민 스님이 펴낸 이 책은, 일상의 소소한 경험과 불가(佛家)의 깊은 사유를 담아낸 따뜻한 산문집이다. 저자는 “우리 삶에 타인은 없다”는 말처럼, 모든 만남과 인연(因緣)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자 스승임을 일깨운다.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 이웃과 공동체 속에서 발견하는 자비(慈悲), 인간관계 속의 사랑과 이해, 계절과 자연이 일깨워주는 깨달음(覺), 절집 고양이와의 교감, 그리고 그리움과 편지 형식의 사모곡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서문에서는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해, 삶이란 잘하고 못함의 분별보다 사랑과 용서로 이어진 흔적임을 고백한다. 이어지는 1장은 “이웃이 보살(菩薩)입니다”라는 화두 아래, 작은 일상과 인연을 통해 드러나는 감사와 행복을 기록한다. 2장에서는 곧 책 제목이기도 한 “우리 삶에 타인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존재(存在) 그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일깨워준다. 3장은 계절의 무상(無常) 속에서 인간의 삶을 비추며, 꽃잎의 낙화와 도반(道伴)의 얼굴을 겹쳐 보며, 무상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연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4장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백락사 고양이”라는 이야기로, 작은 생명에게서 배우는 동행(同行)의 가르침을 보여준다. 마지막 5장은 ‘사모곡(思母曲)’과 ‘서신(書信)’으로 이어져, 떠난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남은 자의 회향(回向)을 담담히 풀어낸다.
이 책은 불교적 가르침을 교리적 언어로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자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과 자연,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진솔하게 기록한 산문집이다. 홍천 백락사의 세월과 그 속에서 자라난 작은 이야기들이 독자의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나와 너, 타인과 나눔의 경계를 허물고,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존귀히 바라보게 하는 이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삶을 성찰하게 하는 따뜻한 등불(燈火)과 같다.
끝으로, 이 책은 모든 불자(佛子)들에게 감사와 공양(供養)의 마음으로 전해진다.
『화엄경(華嚴經)』의 가르침처럼, “一卽一切 多卽一”(일즉일체 다즉일),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이며, 또한 “一切衆生 悉有佛性”(일체중생 실유불성), 모든 중생은 본래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나와 타인을 가르는 것은 허망한 분별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는 모두 연기(緣起)의 그물 속에서 서로를 비추는 하나의 존재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타자(他者)는 없고 오직 인연(因緣)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 곧 삶의 진실이다. 모든 만남은 불연(佛緣)이 되고, 모든 관계는 수행의 길이며, 모든 순간은 깨달음의 자리가 된다.
부디, 이 글을 접하는 모든 이가 자비심(慈悲心)으로 세상을 품고, 지혜(智慧)의 광명으로 자신과 타인을 함께 비추어 가기를 발원(發願)한다. 그리하여 한 사람의 마음이 맑아지면 곧 온 세상이 맑아지고, 한 존재의 행복이 곧 일체의 행복이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