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의 위대한 4대 장편 중 하나인 《백치》는 1868년 잡지 〈러시아 통보〉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19세기 말, 자본주의의 유입으로 가치관이 붕괴하던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완벽하게 아름다운 인간'이 타락한 사회와 충돌하며 겪는 비극을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주인공 뮈시킨 공작이 스위스에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로고진을 만나는 지점부터, 나스타샤를 둘러싼 치명적인 삼각관계와 파멸에 이르는 결말까지 전 과정을 담았습니다. 작가는 순수한 영혼을 지닌 공작을 통해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문학사적으로 이 작품은 인간 심리의 심연을 탐구하는 도스토옙스키 특유의 '심리적 사실주의'의 정수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나스타샤의 파괴적인 열망과 아글라야의 순수한 질투, 그리고 이를 포용하려다 스스로 파멸하는 공작의 모습은 현대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과 성찰을 안겨줍니다. 혼돈의 시대 속에서 길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되묻는 고전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