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무림은 빙하기와 같은 정적 속에 잠겼다. 과거의 화려했던 기공은 사라지고 오직 소모를 최소화하는 차가운 예법과 냉철한 정운 무학만이 살아남은 시대이다. 한빙문의 제자였던 적룡은 문파의 음모에 휘말려 단전이 파괴되고 전신의 경맥이 얼어붙는 형벌을 받은 채 폐기된 불쏘시개로 전락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적룡은 고대의 금기된 유산인 기갑 심장을 발견한다. 그것은 인간의 경맥 대신 강철관을 몸에 박고 얼어붙은 진기를 초고온의 화액으로 강제 비등시켜 신체를 폭발시키는 광기 어린 기술이다. 적룡은 자신의 심장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시뻘겋게 달아오른 기갑 엔진을 박아 넣는다.
그가 숨을 쉴 때마다 폐부는 타오르고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대기는 증기로 뒤덮인다. 적룡은 자신을 폐기했던 문파와 차가운 위선으로 가득 찬 무림을 향해 거대한 화력을 내뿜기 시작한다. 그의 무공은 예법이 아니라 신체를 과부하시켜 세상을 녹여버리는 재앙 그 자체이다. 이것은 얼어붙은 세상을 태워버리고 다시 온기를 벼리려는 한 남자의 처절한 연소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