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무림은 깃털처럼 가벼운 신법과 화려한 공중 기예만이 고수의 증거가 된 경공비대화의 시대를 맞이한다. 실전적인 파괴력보다 허공을 거니는 우아함이 숭상받는 시대에 주인공 강혁은 기공의 흐름이 탁하고 몸이 무거워 경공을 익힐 수 없는 낙오자로 낙인찍혀 문파에서 쫓겨난다. 하지만 그는 사실 내력을 신체 밀도로 치환하여 스스로의 체중을 수만 근까지 증폭시키는 금기 무학인 만근신공의 유일한 계승자다.
강혁의 싸움은 화려한 초식도 현란한 보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적의 검을 피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의 어깨를 내어준다. 적의 명검이 그의 육신을 내리치는 찰나 강혁이 질량을 고정하면 검신은 태산 같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산산조각이 난다. 그가 땅을 딛고 서는 것만으로도 지맥이 함몰되고 적들은 그가 일으키는 중력의 파동만으로 내장이 뒤틀려 주저앉는다.
자신을 버린 문파와 가벼운 기교로 백성을 기만하며 군림하는 무림맹을 향해 강혁은 거대한 발걸음을 뗀다. 그는 검도 창도 들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육신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무겁고 거대한 추이기 때문이다. 숭산의 마지막 결전에서 그는 무림맹의 모든 고수를 발바닥 하나로 눌러버리며 무림의 뒤틀린 가치관을 통째로 압착하려 한다. 이것은 하늘을 날고자 하는 자들의 오만을 꺾고 대지를 지탱하는 자의 진정한 무게를 증명하는 처절한 기록이다.